2차
[린하루+마코] 무제
건펫
2014. 2. 16. 23:16
"하루, 그래서 오늘부터 수영못해"
그렇게 말하는 마코토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뒤에서 손으로 물을 튀기며 놀고있는 하루를 보고있는 것이겠지.
마코토는, 예나 지금이나, 하루에게 큰일이 생기지 않나 항상 지켜보는게 습관이니.
눈을 돌려 하루를 바라보니, 그저 양반다리를 하고 편하게 앉아서 손을 물안에 넣어 휘휘 젓고만 있었다.
물 속에 들어가지 못해 우울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 것같아 마음이 사뭇 조금 찜찜했지만.
어쩌다가? 라고 짧게 묻자 마코토는 그저 학교에서 돌아가는 길에, 계단에서 떨어졌어, 라고 탄식하며 말했다
아아, 그러냐, 너도 어줍잖게 많이 놀랬겠지.
하루네 집으로 가는 도중의 높은 계단을 떠올리고는, 거기서라면 저 꼴이 나는게 당연하겠지. 라며 생각했다.
당분간은 집에서 푹 쉬라는 마코토나,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도 하루가 이곳으로 온건 아마
당연히 물떄문일겉이다.
손으로 벽을 짚고서는, 바로 물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눈 앞에서 하루가 손을 물 안에 가만히 넣고서는 흔들리는 잔 물결을 보고있었다.
한손은 물속에, 한 손을 다리위에 놓아 몸을 약간 숙이고 있는 그 자세에서,
언뜻 보이는 다리 안쪽으로 초록빛의 단단한 깁스가 이리저리 맞물려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있었다.
"린"
"...어, 왜 하루"
아무 미동도 없다가 갑자기 불린 이름에 조금 놀래며 하루를 바라보자,
하루는 그저 자가만히 물을 바라보다가 묵묵히 말했다.
"끝나고 기다려줘"
다리를 다친 하루덕에 속도가 늦춰지자, 니토리를 먼저 보내고나서야 마음이 한결 개운해졌다.
빨리 가서 쉬고싶다는 니토리의 얼굴이 여간 찜찜한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루, 너 이쪽방향 아니잖아"
"응"
하루는 자신의 발 밑만을 묵묵히 바라봤다.
목발로 가는것이 조금 어설픈 편인지, 목발과 반대쪽 다리를 같이 내딛는가 하면, 반대쪽 다리를 뻗었는데도 목발이 미처 따라오지 못한다거나,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양 입술 옆으로 푸흐- 하고 새는 소리를 내니 하루가 조금은 인상을 찌푸리며 답을 되받아쳐주었다.
"...병원가"
아 그러냐, 하고 왠일로 마코토가 따라오지 않았네? 라고 무의식적으로 내뱉을뻔했다.
방금전의 부탁이나, 일부러 급하게 하교한 것이나,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칠칠치 못한 성격은 아닌 하루가, 계단에서 떨어지다니.
감기 외에 녀석이 아픈 기억은 딱히 나지 않아 더욱 더 신기했다.-아픈 사람을 두고 신기하다고 하면 안 될 노릇이지만-
묵묵히 그렇게 바다 옆의 제방길을 걷다가, 이쪽으로 바람이 훅- 들어와 머리가 나부꼈다.
물기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바다의 냄새라고 생각했지만, 엄연히 조금 달랐다,
이건 하루의 냄새다.
조금은 텁텁하면서도, 소금기와 푸른느낌의 향이 섞여있어, 물기를 품은것 같은 향이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어색한 다리로-아까보단 조금 빨리-뒤를 따라오는 하루를 보고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버렸다
하루의 목발을 뺏고는, 머리를 숙여 그 틈으로 들어갔다.
윽고 허리에 손을 감고, 몸을 조금 하루의 키에 맞추어 걷기 편하도록, 하루의 몸을 기대게 했다.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에 또 그것이 마음에 들어 되려 당당하게 가자, 라고 말할 수 있었다
"린, 기숙사 하루만 쓸수있어?"
"병원이랑 가까워서 그러지"
"...."
예나 지금이나 나도 너에 관해서는 어쩔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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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까보단 많이 나아진듯한 걸음으로 조금은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섰지만.
"...마코토"
"병원갔다온거야? 말하지"
얼른 신발을 벗어 방 안으로 들어가니, 마코토가 눈짓으로 어쩔수 없네, 라고 응답하며 안으로 따라 들어오는 기척이 들렸다.
마코토에게 말했으면 분명히 시간을 내서라도 데려다주었을것이다.
그게 또 너무 폐가 되는것 같기도 했고, 마코토에겐 동생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항상 자신이라면 마코토에게 부탁했을것이다.
그게 자신, 마코토에게도 둘다 편하다는 사실을 서로 알고있었다.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안에서 교복을 꺼내 개면서 주방에서 이곳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마코토를 응시했다.
"...자고가게?"
"아, 응 하루."
그제서야 마코토가 나를 불안하게 보던 눈을 거두고 웃어보였다.
나- 요리는 못하니까 이것저것 사왔어, 라며 다시끔 웃는 마코토에게, 아까부터 걸리는 말을 뱉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왜 날 밀었어 마코토?"
마코토는 봉투안에서 레토르트 팩과 물 몇개를 꺼내더니 그저 싱긋 웃고는 가버렸다.
주방 쪽에서 포장지 뜯는소리와 함께 말이 들려왔다
"카레 괜찮지? 하루"
"...고등어 넣어줘"
오래 지낸 사이는, 말로 하지 않아도 알기때문에,
이런점에서 불편하단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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