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2
"너무 제멋대로일세, 자네는"
자신의 앞에서 그렇게 묵묵히 이야기를 꺼내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판게아 실브라토프, 그가 말하는것은 뭐든 거의 옳기 마련이었다.
그가 이렇게 잔소리를 말할때마다,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윽내 짜증이 일기 마련이었다.
물론 내가 틀렸다는것을 알고있다.
최근에 너무 능력에 젖어서 살아버린거 화근이겠지.
어제까지만 해도, 목에서 피가 울컥울컥 올라왔으니,
분명 시모가 판게아에게 말했던게 분명하다.
그래도 삼촌이라 내 보호자...로 되어있을테니까.
그러므로 저 작자가 나에게 설교를 하는것은 합당한 권리이다.
그렇지만 주말에도 학교에 불려나와서까지 삼촌의 얼굴을 볼려니 짜증이 치밀었다.
나는 삼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꿰뚫는 눈,
그 눈을 볼때마다 나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그는 항상 그 능력을 쓰며 나를 바라본때마다 슬픈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른다. 그가 나에게 나에대한 품평을 한번도 설명해 주지 않았으니까.
그도 이런 내 기분을 알기에, 능력을 최대한 자제해서 사용하지만, 그래도 판게아를 보고있으면,
그래 마치 흑백논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서 옛날에 강요한 것도 그렇고, 지금 그의 능력도 마치 딱 알량한 흑백논리 같았다.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그 옛날 것으로 하여금 결과를 가려내는 것.
그것이 사실뿐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가 가진 능력은 오로지 순전히 자기 해석나름이었다.
들어오는 정보를,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객관적이긴 커녕, 오로지 자기중심적이다. 3자적이다.
그런 조금은 괘씸한 생각을 하고선, 그가 걸어가는 와중에 길을 멈추었다.
무언가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인데, 발로 떼어내려고 한 발을 들어올리니, 뒤로 잡아당겨졌다.
차마 뒤로 잡아당겨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뒤로 넘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넘어지고 나서 보이는 세상은, 전부 흑백뿐이었다.
이제 목으로도 모자라서, 눈이라도 가버린것인가? 하고 생각해보지만, 그럴리가 없다.
능력의 부작용은 목으로라도 충분했다. 쓸데없이 이제와서 눈까지 망가질리가 없었다.
이런 느낌은 에녹이 줄곧 느껴왔던 것이었다.
그날부터 계속 잊혀지지 않는 느낌. 무언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재난?이변?사건?
어찌 불러도 상관없었다, 중요한것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전에 얼른 피하거나 막아야 한다는것.
분명히 안전하지 않은것일수도 있겠지만, 에녹에게 이런 느낌은 생소하지 않은것이었다.
몸이 쑤시고, 아파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선생님의 말이 옳다, 이 이상 능력을 사용한다면,
"......신을 죽일꺼야"
"그럼 너는? 넌 어쩌고?"
"아름답게 죽겠지...."